291PHOTOGRAPHS' GALLERY 2021년 9월 전시 1부
ESSENCE
처음으로 가 본 유럽. 2014년의 런던, 파리, 암스테르담의 모습을 담았다. 비 오는 로댕 미 술관의 정원, 조각상들, 공원의 호숫가의 동물들과 풍경, 오래전부터 가 보고 싶었던, 모네 의 수련이 자라는 호수. 그리고 로댕과 카미유의 영혼이 담긴 작품까지. 영원한 아름다움을 느꼈다. 유럽 여행에서 느꼈던 영겁의 세월이 쌓인 예술 작품과 유산 이 가진 아우라에 압도당해서, 내가 느꼈던 모든 생각과 느낌을 풀어내기에 오랜 시간이 걸 릴 것 같았다. 예술품으로 둘러싸인 생활은 특별할 것 같으면서도, 내가 그 장소에서 자라 지 않았기에 더욱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는 것도 알았다. 사라지지 않는 영원함,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오는 현재. 세월이 쌓은 아우 라를 담은 에센스의 사진들을 모아봤다. 보이지 않는 천국에서 떨어진 반짝거리는 조각들 이 그곳에서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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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라는 테마로 작품을 아우르려고 한다. J. R. R. 톨킨의 단편소설 “니글의 이 파리”에는, 죽은 뒤의 니글이 천국으로 가서, 자신이 그리고자 했던 그 풍경과 산, 나무들 이 광활하게 펼쳐진 모습을 보게 된다. 평생 그려내지 못한 풍경과 나무들을 뒤로 한 채, 이파리를 겨우 그려낸 인생을 살았던 무 명 화가 니글은, 그 세계의 이파리 하나를 그린 것만으로도 화가로서 의 사명을 다한 것을 깨닫는다. 이 이야 기를 읽고, 내가 그리고자 했던 아름다움과 풍경들, 남성, 과일, 식물과 꽃 등 자연에서 발견한 에센스를, 내가 어떻게 발견했는지, 그리고 무엇을 표현하고 싶어 했는지 알게 되었다. 천국에서의 그 찬란한 순간은 영원하며, 인생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찰나이다. 희망에 대해 사람들은 갈구하 고, 마음에 간직한 누구나의 풍경이 있다. 삶이 너무 고단하고,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고통들이 계속되는 시간 속에서 내가 발견하는 것은, 사람, 젊음, 꽃, 식물, 풍경, 과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사랑이다. 물성을 다루는 회화 작가는, 유한한 재료로 영원히 사라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림(환영)을 그려낸다. 나는 “변하 지 않는 영원함”을 그리고 싶다. 허무하기에 아름답고, 순간이기에 영원한 간극을 파고드는 회화를 그려내는 것이, 현재 내가 회화에서 추구 하는 미래이다.
김지영
화가, 사진가, 디자이너, 글쓰는 작가. 눈에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순간을 그려냅니다.
저의 그림이 빛의 조각이 되어 영원함을 담을 수 있기를.
* 2013 타마미술대학 대학원 석사과정 수료
* 2010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 2016 개인전 “Scenery Invisible” MCM KUNST PROJECT #6,MCM BAUHAUS,서울 2015 DESSINS, ZEIT-FOTO SALON, TOKYO, 일본
* 2013 TOKYO WONDER WALL 입선, Museum of Contemporary Art Tokyo, 일본 2013 한국은행 신진작가 당선